09년 5월 23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새벽 5시.....
가족들이 곤히 잠들어 있는걸 확인하고 등산....축축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산허리를 휘감고 스멀스멀 귀신처럼 흘러가는 새벽안개를 느끼고,
근 9시가 다 되어서 쇼파로 돌아와 TV를 켠다.
사실인가를 의심케하는 뉴스가 나온다.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면서도 가족을 걱정하고 국민께 죄송하다며
일부러 옅은 미소 보이며 애써 담담하려했던.....
그 희미한 미소를 뒤로하고 앵커는 그가 사망(?)했다고 한다.....
그 뒤로 선혈이 낭자함을 연상케하는 사진과 함께....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
"아침이슬" 을 사랑했고,
자유를 사랑하는 민중의 편에 섰고,
절대 권력 앞에서도 당당했으며,
낮은 곳, 어둡고 추운 곳에 있는 사람들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는 마땅히 승리해야만 했으며, 이 땅, 이 나라의 아버지가 되는것에
어떠한 불충분 조건도 없었다.
하지만,.......
그 '권력'들에 의해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없이 탄핵소추안이 발의된다.
어느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했다고 사망이라 표현 하겠는가,
바보 노무현은 뒤 늦게서야 서거라는....표현을 수정하는
언론사들의 불성실하고도 무례한 태도를 뒤로하고..
당신을 지지하고 당신을 맹신했으며, 당신을 영웅으로 알고
닮기를 원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온 몸으로 안으며
그렇게 우리를 떠났다.....
그는 자신만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미련없이 후회없이.....사랑하고 미워했던 모든 기억들은 그가 남긴
"하나의 증거"로 반드시 남을것이다.
..........................................
언제나 그가 그립다.
한 남자로 산다는 것, 그건 내가 무슨일을 하건 얼만큼 힘에 부치건
각자가 다 짊어지고 가야할 당연한 자기만의 몫일거다.
하지만 그 속에서 노짱처럼 올곧게 신념을 가진다는 것과
그 신념이 뿌리가 되고 줄기를 키우고 가지와 열매로 자라게
끊임없이 노력한다는건 새삼 존경하지 않을수 없다.
왜냐면 우리는 살면서 언제든지 크고 작은 불의와의 타협? 내지는
나 자신과의 사소한 약속도 지켜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가 옳았다.
그가 하는 모든 것이 옳았어야 했다.
그래서 때때로 지치는 우리같은 소시민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었어야했다.
오늘도 나는 치열하게 일생을 살다간
바보 노무현을 생각한다. 눈물나게......그가 그립다.
'소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혼이 있는 CEO. 안철수, 그를 이야기하다. (0) | 2011.09.06 |
---|---|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1) | 2011.09.02 |
종교에 대한 나름의 소견 (0) | 2008.08.29 |
외로운 섬 (0) | 2008.07.31 |
탄핵이라...... (0) | 2008.06.05 |